서울남부보훈지청 오채영 주무관
11월 11일 11시 부산 전역에서는 1분간 사이렌이 울린다.
지금으로부터 75년 전 이 땅에 발발한 6·25전쟁에 참전하여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한 22개 유엔참전국, 유엔참전용사의 숭고한 희생과 공헌을 기리고자 1분간 묵념이 진행되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빼빼로 데이로 기억하는 11월 11일은 사실‘유엔참전용사 국제추모의 날’로,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전쟁터에 뛰어들었던 22개국 약 190만 명의 유엔참전용사의 희생과 헌신을 기리는 날이다.
이날 세계 각국에서는 6·25참전용사들을 기리기 위한 추모식이 동시에 열린다. 우리 정부는 6·25전쟁 70주년인 2020년‘유엔참전용사 국제추모의 날’을 법정기념일로 지정했으며, 국가보훈부 주관으로‘부산을 향하여(Turn Toward Busan)’라는 슬로건 아래 부산 유엔기념공원에서 국제추모의 날 기념식을 개최하고 있다.
기념식 오전 11시에는 부산 전역에 사이렌이 울리며 1분간 묵념이 진행된다. 낯선 이국땅에서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위해 전쟁터에 뛰어들었던 각국의 참전용사들을 기억하는 뜻깊은 순간이다.
‘부산을 향하여(Turn Toward Busan)’는 유엔전몰장병이 안장된 부산을 향하여 세계인이 함께 이들을 추모하고 기억한다는 의미로 2007년 첫 행사부터 유엔참전국에서 함께 사용해 온 공식 표어이다.
우리는 이 구호가 단순히 한 장소를 바라보는 것을 넘어, 과거의 역사와 그 속에서 희생한 이들을 기리며 그들의 정신을 미래로 이어가자는 메시지를 담고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이는 곧‘보훈’의 정신을 되새기고 그 가치를 실천하자는 세계인의 다짐인 것이다.
오늘날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는 유엔참전용사들의 숭고한 희생 덕분이며, 우리는 이들의 희생과 헌신을 오래도록 기억해야 할 것이다. 깊어가는 이 가을 11월 11일 11시를 기억하며 유엔전몰장병이 잠들어 있는 부산을 향해 함께 묵념해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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