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해설 ∥
- 망각이란, 잊어버리는 것
문학박사 김옥자 시인
현대시의 주류가 난해한 이미지와 해체된 언어를 통해 존재의 불안을 투영하는 데 치중하고 있는 작금의 문학 풍토 속에서, 박명호 시인은 삶을 향한 화해와 공존의 시선을 견지한다. 그의 시 세계를 관통하는 핵심 가치는 함께 살아가는 삶의 윤리와 조화로운 사랑의 세계관이다. 시인은 화려한 수사 대신 담백하고 절제된 언어로서, 내면에 잔잔한 파동을 일으키며, 특히 자연과 인간을 하나의 거대한 질서 속에서 통찰하는 시선은 매우 깊고 인상적이다. 무엇보다 박명호시인의 시는 시적 대상을 설명하려 들기보다 그 정서를 함께 공유하려는 태도를 지닌다. 이러한 문학적 지향점은 인위적인 해석을 넘어선 편안한 공감에 이르게 한다. 절제된 언어로 빚어낸 존재의 회복과 조화의 미학은 과장됨 없이 투명하여 마치 맑은 명경明鏡을 마주하는 듯하다. 그의 시편들은 조용히 곁에 앉아 삶을 이야기하는 친근한 벗처럼, 생의 의미를 복원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깊은 위안과 성찰의 계기를 제공한다. 박명호시인은 인간의 모순을 들추기보다 그 내면에 깃든 아름다움을 먼저 발견하고 싶어 하는 시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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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가끔은 망각하며 살아야겠다.
꽉 찬 기억은 새것을 들일 수 없으니 생각을 비우면 새살이 돋아나 채워지겠지 적당히 사는 것은 어딘가 켕기고 적절히 살고 싶다.
詩人이 되고 싶어 詩人이 되었더니 이제는 詩集이 갖고싶어지는 것은 한줌의 욕심일까 소망일까?
내 人生에 기회도, 시기를 놓친 적도 있었을 것이다
기회가 왔을 때, 입질에 챔질하듯 하면 속물이라 할까
여건과 경우가 되었다고 보고 출판을 결심했다
뒤늦게 돈 안 되고 이름 안 되는 짓 한다고들 할지 모르나
나는 詩人이 되고 싶었고 ‘박명호 시집’ 만들기의 열정도 있었기에 후하게 봐주셨으면 한다
많이 부족하다.
여러 마음들에 알베기는 쉬운 일상의 詩가 되었으면 좋으련만, 단출해서 좋은, 아내와 둘뿐인 나의 가족
세상에서 자기 남편이 詩를 제일 잘 쓰는 줄 아는 아내
표 나지 않게 큰 용기가 되어준 ‘누라’에게 고맙습니다
하고싶다.
<표천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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