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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난중일기, 국난극복의 체험기 / 최두환

빛나는 유산은 보존하려는 노력 있어야
등록날짜 [ 2018년12월24일 22시30분 ]

[최두환 칼럼]

난중일기, 국난극복의 체험기 

- 빛나는 유산은 보존하려는 노력 있어야

 


누구나 아무도 모르게 마음속으로 자신이 그리는, 존경하는 영웅을 담고서 닮아가려고 노력하며 살아갈 것이다. 많은 사람들에게도 마찬가지이겠지만, 어쨌든 나에게 그런 모델은 충무공 이순신이다.

 

그래서 『난중일기』의 번역은 내 일생에서 가장 큰 목표의 하나였다. 나는 한문을 전공하지는 않았지만, 틈틈이 공부해온 것으로 자신감이 만용을 부려 큰 일을 저질렀다.

 

나는 머슴살이 1년을 하고 늦게야 중학교에 들어갔어도 냇가에서 소 먹이고 소꼴 베면서 『천자문』을 겨우 익혔고, 고교 2학년 여름방학 동안 내내 밤이면 호롱불 아래 밤을 잊고 혼자 『논어』의 원문과 번역문(이은상 감수 신현중 역, 청우출판사, 단기4288)을 처음부터 끝까지 『옥편』에서 찾아 한자한자 대조하면서 따져본 것이 내 한문 실력의 전부라고 할 수 있지만, 그 때의 공부가 나에겐 큰 힘이 되었다.

 

이런 정도의 일천한 한문을 바탕한 깃털 같은 지식이지만, 해군생활에 충실하면서도 충무공 연구에는 20년을 넘게 미쳐 있었고, 1992년도에 해군대학에서 충무공 교관으로 근무할 적에 노산 이은상의 『완역 난중일기』를 원문과 하나하나 대조해보았다.

 

이것이 사실 충무공 연구에 대한 새로운 도전이었고, 이미 분수에 넘치게 『난중일기』를 번역하고 있었다. 그래서 누구보다도 『난중일기』에 대한 나의 생각은 별스럽다 할 것이다. 초서체와 해서체의 두 가지 일기를 복사하여 스케치북에 나란히 붙여서 펼쳐놓고 붉은색과 푸른색의 줄을 쳐 가면서…. 그러면서 근세에 러시아 발틱함대와 맞서 대마도해전을 벌이기 위하여 일본해군 함장들은 진해만을 출항할 적에 모두 “충무공 이순신 영령에 ‘우리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주소서!’라고 기도하였다”는 것이나, 일본의 영웅으로 숭앙받는 도고 헤이하치로(東鄕平八郞: 1848-1934)가 자신을 ‘충무공에 비하면 하사관 수준만큼도 못한 존재(李舜臣に比べれば自分は下士官にも値しないものである)’라는 말을 했다는 그 의미와 까닭이라든지, 그 일본인들은 충무공의 전략전술 및 리더십을 배워 끝내 충무공의 조국을 식민지로 만들었던 비밀을 온몸으로 더욱 느끼면서….

 

죄없는 충무공은 구속된 28일만에 석방되어 남문[숭례문]에서부터 남쪽으로 백의종군했던 그 길을 따라 나도 그 길 위에 『난중일기』 속의 글을 읽어가면서 좀은 낡은 승용차(스텔라)로 겹쳐 보면서 사흘을 꼬박 답사하기도 했다. 물론 갔던 길을 되돌아 왔다가기를 반복하면서 그리고 남쪽 연해안은 그 뒤로도 이어졌으며, 지명과 구전이 전해주는 이야기까지 담으면서 주말이면 늘 그랬다. 주말은 좀은 묵직한 사진기 하나와 김밥 두어 줄에 물병 하나면 족했다. 어차피 바닷길을 걸어야 했고, 비포장 도로 위의 승용차는 주인을 잘못 만나 자갈길에서 덜컹거리는 것도 모자라 고장도 잦았고 또 괴로웠을 것이다. 나는 그런 차를 한번도 위로해주지 않았다.

 

이로써 1년이 지난 1993년 8월에는 「친필초본 난중일기에 대한 나의 의견」이란 이름으로 『문화통신』제8호에 싣기도 하였으며, 이를 바탕으로 모든 사람들이 알아두면 좋을 말들을 골라 『충무공의 명언집: 죽고자 하면 살리라』(불휘출판사)를 처음으로 펴냈으며, 1994년 4월에 성균관대학교 이장희 교수의 감수를 받고, 7월에 해군사관학교 류삼남 교장의 축사를 받아, 1995년 4월에 해군사관학교)에서 간행하고, 이듬해에는 『새 번역 난중일기』라는 이름으로 간행하였다. 충무공정신 선양의 일환으로 충무공해전유물 발굴을 위한 문헌 사료의 구체적 접근의 하나로서 시도해본 것이다.

 

물론 『새 번역 난중일기』는 『초서체 난중일기』(1997)를 번역하는 과정에 먼저 나온 것인데, 이렇게 다른 이름으로 간행하게 된 까닭은 노산 이은상씨가 이미 펴낸 “충무공 친필 초고본 완역 난중일기”가 있지만, 군사용어 분야에서 오역이 있을 뿐 아니라, 무엇보다도 여기에는 번역에서 빠뜨린 9곳 62페이지나 있었고, 이 부분은 처음 번역되는 것이라 나의 한문 실력으로는 초서와 행서가 마구 뒤섞인, 그림보다 난해한 글자들을 해독하기에는 한계에 부딪쳐 진척시킬 수가 없었다. 그래서 한문에서는 전서체의 대가인 최절로 시인을 만나보기도 하고, 또 추사체 연구가로 이름난 청계 안정환 서예가와 한국서화협회 설립이사장 화강 리인섭 선생님을 몇 번이나 찾아가 판독이 어려운 부분을 확인하는 등 한문공부의 독학은 인내라는 말조차 나에게는 사치였다. 절로와 청계 그리고 화강 이 세 분 선생님은 참으로 인간미 넘치면서 우리나라에서 최고의 경지에 있음에도 겸손하시어, 나의 한문 스승이시며, 만남 자체로도 자랑스럽고 존경해마지 않는다.

 

이렇게 오랜 산고 끝에 해서체 일기의 『새 번역 난중일기』(1996)와 더불어 친필 초고본 일기가 『새 번역 초서체 난중일기』(1997)로, 『충무공 이순신 전집』(전6책)(1999)의 제1책에 “완역 초서체 진중일기”라는 이름으로 세상에 다시 빛을 보기도 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번역되지 않은 초서 난중일기 소개와 충무공 정신 재발견」(해양연구논총 제17집, 1996)을 발표함과 더불어, 충무공이 죄를 입어 구속되고 백의종군한 것에 대해 법적 규명과 해명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여 심도 있게 학술적으로 다루며 “무죄 선언”을 한 논문을 포함하여 『오, 하늘이여! 이 원수를』(1998)을 펴내기도 했다.

 

그리고 이렇게 『난중일기』를 번역한 경험에서 충무공의 문학적 활동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터에 진해문인협회 편집장 김홍식 시인이 어느 날 충무공에 관한 글을 부탁해왔다. 그래서 나는 흔쾌히 승낙을 하고, 「난중일기의 문학적 가치 평가」라는 글을 『진해문학』(제6집)에 특별기고로 싣기도 하였다.

 

이런 글들이 독자들에게 공감되기를 희망은 했지만, 생각만큼 반응은 따라주지 않은 것 같다. 표현이 딱딱하기도 하지만, 너무 진실 찾기와 오류 지적에 거의 주류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숫제 이야깃거리로서의 재미있는 글이 아니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나의 신념 속에는 지식의 진실, 즉 거짓된 지식은 지식이 아니라는 순수학문과 순리의 순수성 때문에 거짓과 잘못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음을 이 자리에서 양심선언을 하며, 통섭(統攝, consilience), 즉 지식의 통 큰 융합이 필요하다.

 

이렇게 『새 번역 진본 초서체 난중일기』의 번역에는 <전서본>과 <친필 초서본> 그리고 <조선왕조실록>을 포함한 여러 문헌들을 망라하여 최선을 다하여 정리했지만, 곳곳에 오류가 있음을 보고는 그 동안에 마음이 매우 불편하였는데, 이제 이를 바로잡고자 하여 모두 고쳐보려 했고, 특히 충무공이 좌수사로 부임하자, 이내 백성과의 적극적 소통을 통하여 방어전략을 구상한 리더십의 대목을 문헌에서 발굴하여 추가하기도 했다.

 

그래서 명실 공히 21세기에도 유효한 리더십의 표본이 바로 《난중일기》라고 단언한다. 그러나 아직도 나의 능력의 한계로 미비한 곳이 없지 않을 것이고, 혹시 충무공의 명예에 만에 하나라도 누가 되는 잘못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두렵기만 하다. 이렇게 다시 오류를 잡으니 그나마 조금이라도 마음놓을 수 있다면 다행이겠다.

 

이 번역에 대해 조금이나마 잘못이 있을 것에는 석고대죄 하는 마음으로 따가운 질책을 달게 받을 것입니다. 오직 독자들께서 미진한 부분을 찾아 진실로 완전한 해석이 되어 충무공의 진심이 온누리에 알려지기를 바랄 뿐이다.

 

 

□ 최두환  

경영학박사. 동양사 문학박사
http://seoultoday.kr/homepage.php?minihome_id=cd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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